2017년 개봉한 영화 부라더는 초반에는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 코미디의 대표작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OTT 플랫폼에서 꾸준한 시청률을 보이며 재조명되고 있으며, 마동석과 이동휘가 펼치는 형제간의 케미와 함께, 안동이라는 전통적인 지역을 배경으로 웃음과 감동을 균형 있게 그려낸 점에서 요즘 관객들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문화, 지역 정서, 그리고 가족의 의미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시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안동 전통문화소개와 감독의 메시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동석의 변신
많은 이들이 마동석을 떠올리면 팔을 휘두르는 강한 캐릭터나 무뚝뚝한 이미지가 먼저 연상됩니다. 실제로 그는 부산행과 같은 영화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부라더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면모를 드러냅니다. 여기서 그는 어눌하지만 정 많은 형, 석봉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친숙하고 인간적인 캐릭터로 다가섭니다. 마동석 특유의 무게감 있는 외형은 그대로지만, 행동이나 말투에서는 카리스마적 인물이 아닌, 오히려 가족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어른아이 같은 모습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이 영화에서 그의 연기는 억지웃음을 자아내지 않습니다. 대신 진심 어린 대사와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웃음을 이끌어 냅다. 특히 이동휘와의 티키타카는 극 전체의 중심을 이루는데 두 배우는 실제 형제처럼 자연스러운 호흡을 보여주며, 억지스럽지 않고 리얼리티 있는 형제간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그려냅니다. 그 안에서 그들의 연기는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유와 깊이를 보여줍니다. 코미디 장르이지만 그 웃음의 바탕에 진심이 깔려 있다는 점은, 이 영화를 오래 기억에 남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안동전통문화 소개
부라더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스토리나 배우들 때문만이 아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안동이라는 공간이 주는 문화적, 정서적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안동은 한국 유교문화의 중심지로, 전통적인 가치관과 의식, 관습이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지역입니다. 영화는 이 지역적 특성을 적극 활용해, 전통과 현대의 충돌, 세대 간의 갈등을 더욱 진정성 있게 그려냈습니다. 영화 속에서 형제가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 계기는 아버지의 장례식이다. 이는 안동 지역의 전통 방식으로 치러지며, 제사 절차, 상복 착용, 선산 문제 등 다양한 한국 유교적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습니다. 관객들은 이 과정을 통해 한국 전통 장례문화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됩니다. 동시에, 도시에 살던 형제들이 이 낯선 전통에 당황하거나 반발하는 모습은, 오늘날 우리가 전통과 마주할 때 느끼는 거리감을 그대로 대변합니다. 하지만 이 전통을 단순히 구식이거나 불편한 것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안에 담긴 가족 간의 유대, 조상의 의미, 공동체 의식 등을 되새기게 하며, 관객들로 하여금 왜 이런 전통이 이어졌을까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가족 간의 갈등이 해소되며, 전통이라는 배경이 오히려 화해와 이해의 장으로 작용하는 점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곳의 지역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정서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감독의 메시지
장유정 감독은 부라더를 통해 세대 간의 단절 문제도 은유적으로 다뤘습니다. 주연배우 석봉과 주봉은 단순히 형제일 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세대의 상징처럼 보입니다. 한 사람은 실리적이고 감정 표현이 서툰 전통적 성향의 인물이고, 다른 한 사람은 도시적이고 감정 중심적인 현대적 인물입니다. 이 둘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은 단지 형제간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세대 간 오해를 보여줬습니다. 감독은 이 과정에서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양쪽의 입장을 골고루 보여주며, 서로가 왜 그런 방식으로 말하고 행동하는지를 설명해 줍니다. 또한 이 영화가 꼭 형제 이야기일 필요는 없다며, 부모와 자식관계, 친구, 동료 등 다양한 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영화가 끝날 무렵, 형제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해하려는 노력은 시작될 것입니다. 이 작은 변화는 영화 전체의 주제를 상징하는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하며, 과연 나는 내 형제, 부모, 친구와 진심으로 소통하고 있는가? 혹시 나도 그들과 벽을 두고 있지는 않은가? 의 메시지를 던지며 감독은 관객 스스로가 답을 찾게 만들어 주었습니다.